시조는 본래 중국 소흥부 자계천 사람인 온으로 전하며 벼슬은 고려 때 은자광록대부에 이르렀다. [조선씨족통보]에 의하면 그는 제국대장공주를 배종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풍천에 사적된 것으로 전하는데 이로 인해 후손들은 풍천을 본관으로 하여 세계를 이어왔다.
온의 6세손인 주가 고려 충렬왕 때 경상도 안찰사를 거쳐 어사대부와 감문위 대장군을 역임하였는데 풍천임씨는 그의 아들 대에 와서 백파와 중파로 크게 나뉘며 두 파에서 고루 인물을 배출하여 가문을 중흥시켰다. 자송은 백이정의 문인으로 조적의 난 때 공을 세워 정난공신에 올라 서하부원군에 봉해졌으며 자순은 통정대부로서 민부전서를 역임하였다
자송의 6세손인 원준은 당대의 명관으로 시와 문장이 뛰어나 명성을 얻었으며, 좌리공신에 책록되고 서하군에 봉해진 후 좌찬성에 이르렀다. 그의 아들 사홍은 한어에 정통하고 해서에 뛰어났으며 두 아들 광재와 숭재가 각각 조선의 예종과 성종의 부마가 되었다.
또한 열은 자송의 세손으로 대사간, 대사헌에 이어 한성부판윤을 역임하였고, 자순의 7세손인 유겸은 중종 때 대사헌과 한성부판윤을 거쳐 형조, 공조판서를 지냈는데 이들의 후손에서 많은 인물들이 배출되어 풍천임씨의 2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유겸의 아들 추, 권, 병 삼형제가 모두 뛰어났다. 맏아들 추는 대사간, 경상도 관찰사를 거쳐 호조참판에 이르렀고, 권은 이조정랑, 예조참판을 거쳐 관찰사 및 병조예조 판서를 역임한 뒤 좌참찬에 이르렀다. 막내인 병도 홍문관박사 및 이조좌랑을 지냈으며 글씨에 탁월한 재질을 보였다.
추의 아들로 형조판서를 지낸 호신과, 형조참의에 이른 보신, 주의 아들로 강원도 관찰사와 전주부윤을 지낸 내신, 몽신의 아들로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탁과 현 등이 o를 이어 가문을 빛냈다. 또한 풍천임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승려의 몸으로 국가가 위기에 봉착하자 분연히 일어나 의승을 이끌고 왜병에 대항하여 전공을 세운 사명대사인데, 그는 자순의 6대손으로 본명은 응규, 법명은 유정이며 형조판서를 지낸 수성의 둘째 아들이다.
이외에도 재사로 이름난 광은 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와 형조참판, 관찰사를 거쳐 도승지를 역임하였고, [목동가]를 지은 유후도 예조참판, 관찰사, 도승지 등을 역임하였다. 소현세자가 심양에 볼모로 갈 때 배종한 뒤 춘추관 기사관으로 [효종실록]의 편찬에 참여한 한백, 문장과 글씨가 탁월하고 경사에 정통하여 명성을 얻으며 동지중추부사에 오르고 기로소에 들어간 흥망과 대사성, 공조판서를 역임한 방 등이 유명하였다.
풍천임씨의 가세는 여기서 끊이지 않고 계속 되었는데, 근세의 명필로 형조판서, 도승지를 지낸 수적, 대사간으로 고금의 시가에 통달하고 글씨에도 능하였던 그의 아들 정, 그리고 조선조 성리학의 6대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성주와 일원적 관념으로 주기설을 확립한 정주는 형제 학자로서 당대의 뛰어난 인물들이다.